April 28, 2025
2년 전, 2023년 3월에 “프런트엔드 개발의 종말”이라는 블로그 글을 썼었습니다. 그때는 OpenAI가 GPT-4를 처음 공개한 시점이었고, 당시 일반적인 반응은 이제 곧 인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필요 없어질 거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젠 전적으로 AI가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게 될 거라는 얘기였죠.
저는 이러한 주장에 회의적이었고, 해당 블로그 글에서 앞으로도 소프트웨어 개발은 여전히 사람이 꼭 필요할 거라고 주장했었습니다. LLM이 인간 개발자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조해주는 식이 될 거라는 가설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트위터에선 몇 달 안에 프런트엔드 개발자 수요는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들 말했었습니다. 길어야 1~2년이면 AI가 다 할 거라는 거였죠. 하지만 이제 그로부터 2년이 넘었습니다! 자, 그럼 그 예측이 맞았을까요? 우리는 정말 “개발자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지금 상황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또 앞으로 어떤 흐름이 나올지를 한번 예측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개발자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인데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지난 몇 년 동안 기업들은 확실히 AI 도구를 점점 더 많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브스에서는 최근 “구글의 코드 중 25% 이상을 AI가 작성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었습니다.
제목만 보면 전체 업무의 25%를 AI가 하고 있고, 나머지 75%는 인간 개발자가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제목은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AI가 구글에서 커밋되는 코드의 25%를 생성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숙련된 인간 개발자가 운전석에 앉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안내하고, AI의 결과물을 편집 및 형성하여, 자신이 작성한 코드와 혼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아는 한, 구글에서 작성되는 모든 코드는 여전히 개발자가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AI는 그냥 그 과정에서 활용되는 여러 도구 중 하나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구글이 전체 개발자의 25%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반자율적인 AI 로봇이 제품 매니저한테 보고하게 하도록 대체한 것과는 다릅니다. 빅 테크 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AI가 사람 없이도 개발을 다 해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스타트업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Cognition라는 회사에서 2024년 3월에 나온 Devin이라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 제품을 실제로 써보면 문제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팀은 Devin에게 할당된 20개의 업무 중 겨우 3개만 성공적으로 처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Devin은 득보다 실이 더 많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한 달 만에 포기했습니다.
그 팀에서 나온 피드백은 다음과 같습니다.
“Devin이 할 수 있는 건 너무 작고 단순해서, 제 방식으로 직접 더 빨리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좀 더 복잡하고 시간이 걸릴 만한 과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에겐 쓸 이유가 없었습니다.” – Johno Whitaker
“처음엔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기대했었는데, 쓰다 보니까 점점 더 많은 것을 계속 수정해야 했고,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한 단계씩 나아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서서히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 Isaac Flath
이 반응들은 AI 회의론자의 반응이 아니며, 실제로 AI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개발자 팀이 열정을 가지고 선의로 제품을 사용해 본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이 특별한 케이스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찾아본 다른 실제 사례들도 다 비슷한 결론이었습니다. 아직은 별로 쓸모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까지 성공적인 AI 사례들 속에는 항상 숙련된 인간 개발자가 필수 요소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개발자 이후 시대”에 살고 있다는 얘긴 아직 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저도 지난 2년 동안 다양한 AI 툴들을 많이 써봤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는 Cursor라는 AI 기반 IDE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Claude Sonnet을 “에이전트” 모드로 돌려보고 있는데, 정말 놀랍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정 종류의 작업에 대해 몇 가지 컨텍스트만 알려주고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면 작동하는 해결책을 한 번에 만들어냅니다.
타입스크립트나 린트 에러를 잡아낼 뿐 아니라 그것을 종종 수정할 만큼 똑똑하고, 심지어 제가 작성하려고 했던 코드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한 적도 있어서, 그 덕에 몰랐던 API를 새로 알게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운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는 대체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만, 핸들을 계속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차선에서 벗어나고, 가끔 다시 궤도로 돌려놓지 않으면 도랑에 빠지게 되는 식이었죠.
이게 바로 “개발자는 필요 없어질 거다”라는 주장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코딩을 몰랐다면, AI가 내놓은 결과물에서 미묘하지만 중요한 오류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했을 테고, 수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겁니다!
코딩을 모르는 분들이 LLM으로 프로젝트를 구축한 경험을 들어보니 그들의 경험도 비슷했습니다. 처음엔 잘 나가다가 결국에는 AI를 아무리 설득해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코드는 점점 복잡해지면서 엉망이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리 AI를 다그쳐도 해결이 안 됩니다. 그냥 무너져버리고 마는 겁니다.
그리고 LLM이 아직 잘 못하는 작업도 많았습니다. 어떤 작업은 Claude한테 설명하려고 10분을 써봤지만, 결국 제가 직접 5분 만에 해결하는 게 나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작업은 AI한테 맡기고, 어떤 작업은 직접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관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LLM이 제 시간을 확실히 많이 절약해 줍니다. 원래 30분 걸릴 작업을 30초 만에 끝내주기도 했었고요. 그런 순간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가 대부분의 코드를 직접 짜고 있고, 그게 더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딱 태그팀 레슬링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Claude가 잘할 만한 작업이 나오면 제가 한발 물러서고 그 친구가 들어오는 식이었죠. 하지만 제가 직접 하는 것이 더 빠르고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코드를 작성하는 주체는 여전히 저입니다.
제가 몇 년 전에 글을 썼을 때도 취업 시장은 꽤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지금 구직 중이라면 아시겠지만, 예전처럼 좋은 일자리가 많지도 않고, 좋은 포지션은 금방 지원자가 몰립니다. 채용 제안은커녕 면접 기회조차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게 기업들이 정말 AI로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 사례들을 보면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그럼,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마지막 포인트가 특히 안타까웠습니다. AGI*가 곧 나올 거라는 헛된 기대 때문에, 당장 필요한 개발자를 안 뽑고 있는 거였죠. “이제 곧이다”라는 말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
참고 : AGI는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인간처럼 학습하고 추론하여 훈련받지 않은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AI를 의미합니다.
2023년에 “프런트엔드 개발의 종말”이라는 글을 썼을 때, 저는 막 개발을 배우기 시작한 분들, 커리어 초입에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때는 온라인상의 부정적인 예측과 FUD*들이 너무 많았고, 저는 그 흐름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참고 : FUD는 “Fear, Uncertainty, and Doubt”의 약자로, 부정적인 예측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많은 것이 변했지만, 두 가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1.기업은 여전히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인간 개발자가 필요합니다.
2.AI 전도사들은 여전히 곧 인간 개발자 없이도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될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학생이거나 부트캠프 수강 중이거나 독학 중인 예비 개발자라면, 저는 취업할 준비가 되었을 때, 여전히 여러분에게 기회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전히 자동화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AI를 “개발자 대체”가 아닌 “개발자 보조”로 활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더 이상 스스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고 채용도 다시 활발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AI 모델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매주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있고, 벤치마크 기록도 계속 깨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구글이 Gemini 2.0 Flash와 2.5 Pro 모델을 발표했었습니다.
출처 : Artificial Analysis
기술 곡선상 지금쯤 우리는 점점 진보가 점진적으로 되어가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지만, 요즘은 정말 획기적인 무언가가 나온 지는 꽤 됐습니다. 새로 나오는 모델들은 매번 조금씩 더 좋아졌지만, 전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기존에 잘하던 것들을 더 다듬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구직 시장이 아무리 암울하게 느껴져도,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출처 : Joey Politano
만약 AI가 정말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하고 있다면, 전체 기술 일자리 수는 점점 더 빠르게 줄어들어야 했을 텐데, 오히려 지난 1년 동안 계속 증가해 왔습니다.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지금 같은 취업 시장이 훨씬 덜 잔혹하게 느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3년엔 AI가 곧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란 생각에 대해 저는 꽤 확신을 갖고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 믿음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코딩을 할 줄 안다는 건 여전히 엄청나게 가치 있는 기술이었고, 그게 곧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게 다 괜찮고 다 잘될 거라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
작년, 미국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터무니없이 무능한 사기꾼을 다시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임기가 시작된 지 몇 달도 안 됐는데, 트럼프는 이미 세계 경제에 불을 질렀고, 연방 정부를 붕괴시켰으며, 외국인에게 미국을 위험한 나라로 만들었고, 전 세계적인 무역 전쟁까지 시작했습니다. 이게 기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분명 좋은 쪽은 아닐 거로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건 다음 세대의 개발자들입니다. LLM 에이전트를 사용할 때,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변경 사항 수락”을 누르게 되는 일이 너무 쉬웠습니다. 심지어 생성된 코드가 뭔지도 안 보고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주로 바이브 코딩이란 명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제 새 강좌의 랜딩 페이지를 만들 때 그 함정에 빠질 뻔했습니다. 너무 오래 핸들을 놓고 있었더니 결국 엉망인 코드를 리팩터링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써야 했습니다.
가장 쉬운 길은 그냥 기계가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결국 기계가 불가피하게 멈췄을 때 우리가 직접 디버깅하고 수정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기를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LLM을 능동적으로 잘 활용하면 지금처럼 코딩을 배우기 좋은 시점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입스크립트 에러가 떴는데 무슨 뜻인지 모를 때, AI가 종종 그 뜻을 설명해 주거나, 적어도 제가 문서를 찾아볼 때 필요한 핵심 키워드를 알려주었습니다. 마치 개인 과외 선생님이 붙어서 내가 모르는 걸 하나하나 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외 선생님은 가끔 환각제를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제안을 조금 조심해야 합니다 😂.)
앞으로 몇 년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기업들이 결국 인간 개발자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숙련된 개발자와 강력한 LLM이 함께하면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1~2년 이내에 ‘개발자 르네상스’ 같은 흐름이 찾아와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거나, 중상류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느껴진다면, AI에 대한 과장된 기대 때문에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업들은 여전히 사람을 채용하고 있으며, 그 흐름이 조만간 멈출 것 같진 않습니다. 💖
구직 팁
지금 이 어려운 채용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얘기해 봅시다!
제일 먼저 알아야 할 건, AI 때문에 오히려 기업들의 채용 과정도 더 고통스러워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은 채용 공고 하나에 AI로 만든 지원서 수천 개가 들어오기도 해서, 기업 입장에선 그걸 걸러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좋은 포지션에 지원하더라도, 그냥 그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혀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채용 공고가 올라온 직후, 며칠 안에 최대한 빠르게 지원하세요.
- 당신의 인맥을 활용하세요.
만약 기술 업계가 처음이라 인맥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만들면 되거든요. 😄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변에서 열리는 밋업 모임을 찾아가 보는 것입니다. 이런 모임에서는 실제 회사에 다니는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은 여러분의 지원서가 묻히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 방법이 썩 좋지는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커리어 초기 때 밋업에 몇 번 가봤었는데, 낯선 사람한테 먼저 말을 못 걸어서 결국 아무도 못 만나고 그냥 시간만 날렸었습니다. 😅
다행히도, 다른 방법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냥 재밌는 것들을 만들고 그걸 온라인에 공유하면서 제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도 있고, 디스코드 같은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 블로그 글 “CS 학위 없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에서 쓴 것처럼, 자신의 강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제일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도 진짜 기회를 발견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온라인에는 데이터 수집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회사들의 구인 공고도 꽤 많았었습니다. 차라리 링크드인에서 연락처를 검색하여 그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훑어보면서, 확실히 존재하는 회사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추적하는 게 훨씬 나았습니다.
매우 어려운 과정이지만, 이 팁들이 조금이라도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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